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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른병' 을 앓는 아이들

늘 소풍 2006. 5. 9. 16:06
 

‘어른 병’을 앓는 아이들


-전략-  어른들의 전유물로 생각하는 두통을 10명 중 약 5명의 학생이 경험했다는 조사결과도 있고, ‘퇴행성 척추 디스크’를 앓는 고등학생이 갈수록 늘고 있다는 연구도 나온다. 잘못된 자세와 약한 허리 근육 등으로 나이가 들어서야 생기는 ‘척추 병’이 어린 학생들에게서 흔해지고 있다는 것은 과도한 책상 붙박이 생활과 운동 부족 현상 말고는 설명할 수 없다.

 자녀 교육에 유별난 유태인들의 교육법에는 ‘아이들을 평생 가르치려면 맘껏 뛰놀게 하라’는 격언이 있다. 실제로 운동이 학습효과를 향상시킨다는 의학적 연구 결과들은 많다. 미국의 초등학생 생활 연구에 따르면, 체육 시간을 늘리기 위해 1주일에 4시간 다른 공부 시간을 줄였더니 오히려 학생들의 수학과 글쓰기 성적이 좋아졌다. 아이들 체육시간이 늘어날수록 학생들의 성적은 올라간다는 보고도 있다. 그런 연구 결과들은 운동이 뇌로의 산소 공급량을 증가시키고 신경세포 사이의 연결고리를 강화시켜 기억력 향상에 도움을 준다는 것에 근거를 두고 있다.

 미국의 일부 주 정부에서는 아이들의 육체적 심리적 부담을 줄여주기 위해 학교에 갈 때 메고 다니는 가방의 무게를 법적으로 규제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책가방 무게가 아이들 체중의 10%를 넘으면 척추와 어깨 등에 신체적 이상을 초래한다는 이유에서다.

 우리 사회가 그렇게는 못하더라도 아이들에게 공부의 무게를 덜어주고 운동할 시간을 늘려주는 것은 어른들의 의무라고 본다. 사실 아이들이 맘껏 뛰놀 수만 있다면 ‘어른 병’을 아이들이 앓을까 걱정할 필요는 없다. 지금의 어른들이 어린 시절을 그렇게 보냈던 것처럼 말이다.

             2006.05.05 --조선일보 의학전문기자(김철중) 의 칼럼에서 옮김...